현진건 무영탑
무영탑 1 신라 경덕왕 시절. 사월 초파일이 내일 모레. 서라벌 서울에는 석가 탄일 준비가 한창 바쁘다. 눌지왕 때부터 몰래몰래 이 나라에 스며들어 온 서천 서역국의 부처님 도( 道) 는 법흥왕 말엽 이차돈의 순교로 활짝 길이 열리고, 삼한 통일을 거쳐 성덕, 경덕에 이르자 그 찬란한 연꽃은 필 대로 피었다. 그 당시의 초파일이라면 설, 대보름, 팔월 한가위보담 더 큰 명절이었다. 파일 놀이에 첫째 가는 연등과 관등. 어느 집에서도 가지각색 등을 맨 들기에 야단법석이다. 모난 놈에 둥근 놈, 기름한 놈, 암팡진 놈, 장구 모양, 북 모양, 푸드득 나는 양의 봉황새, 엉금엉금 기는 양의 자라 남생이……. 도림의 대를 베어 곰살궂은 잔손질로 휘엉휘청 등틀을 휘어 매고, 선두리는 금당지에 은당지, 싸 바르는 ..
2022.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