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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아기오리 미운오리새끼 안데르센 [Andersen 단편선] 미운 아기 오리 김선희 역 역자 약력은 원고 말미에 기재하였습니다. 시골에서는 밖이 무척 아름답다. 여름이었다. 밀밭은 황금빛으로, 귀리는 초록빛으로 물들고 아래 푸른 초원에는 건초더미가 쌓였다. 붉은 다리 황새가 종종 돌아다니며 어미 황새한테 배운 이집트 말로 꽥꽥거렸다. 들판과 초원 주위로 너른 숲이 우거지고 한가운데에는 깊은 호수가 여러 개 있었다. 그렇다, 정말이지 시골의 야외 풍경은 아름답다. 따사로운 햇살 속에, 오래된 영주의 저택이 호수에 둘러싸여 있다. 영주의 오른쪽 성벽에서 호수 쪽으로 커다란 우엉 잎이 자라는데 어떤 것들은 꽤나 높아서 어린아이들은 커다란 가지 맨 위에 올라가 설 수도 있었다. 숲 자체만큼이나 빽빽한 이 어지러운 나뭇잎 속에 오리 한 마리가 둥.. 2022. 7. 23.
성냥팔이 소녀 [Andersen 단편선] 성냥팔이 소녀 김선희 역 역자 약력은 원고 말미에 기재하였습니다. 지독히도 추운 날이었다. 눈이 내리고 어둠이 찾아왔다. 그해의 마지막 저녁이었다. 한 가엾은 소녀가 모자도 쓰지 않고 맨발로 춥고 우울하게 거리를 걷고 있다. 물론 집을 나설 때 신발을 신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신발은 엄마의 것이었기에 소녀에게 너무 컸다. 어린 소녀는 길을 뛰어 건너다가 신발 한 짝을 잃어버렸는데 마차 두 대가 덜컹거리며 엄청나게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신발을 다시 찾을 수 없었다. 한 소년이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요람으로 쓰겠다면서 나머지 한 짝을 가지고 달아나버렸다. 그래서 어린 소녀는 맨발로 걷고 있었다. 두 발은 꽁꽁 얼어 울긋불긋했다. 낡은 앞치마에 들고 가는 성냥갑 몇.. 2022. 7. 23.
오장환 백석론 백석론 백석을 모르는 사람이 백석론을 쓰는 것도 일종 흥미있는 일일 것이다. 하나 시집 ⟪사슴⟫이외에는 그를 알지 못하는 나로서 그를 논한다는 것은 더욱이 제한된 매수로서 그를 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일 수 없다. 남을 완전 히 안다는 것도 결국은 자기 견해에 비추어가지고 남을 이해하는 것인 만큼 불완전한 것인데 더욱이 그의 시만을 가지고 그의 전 인간을 논하는 것은 대단 불가한 일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백석론은 씨의 작품을 통하 여서 본 씨 자신의 인간성과 생활을 논위함이라고 변해(辨解)를 해야만 한 다. 백석 씨의 ⟪사슴⟫은 어떠한 의미에서는 조선 시단의 경종이었다. 그는 민족성을 잃은 지방색을 잃은 제 주위의 습관과 분위기를 알지 못하고 그저 모방과 유행에서 허덕거리는 이곳의 뼈 없는 문청들.. 2022. 7. 22.
춘원연구 春園硏究[춘원연구] 1. 緖言[ 서언] 우리의 過去[과거] 우리는 과거에 있어서 자랑할 만한 국가를 역사적으로가 져 보지 못했다. 三國鼎立[삼국정립]의 이전 시대는 정확한 기록이 없으니 자세히 알 길이 없으나 삼국시대부터 벌써 우리의 祖先[조선]의 비참한 역사는 시작되었다. 북으로는 唐[당]이며 오랑캐들의 끊임없는 침노와 남으로는 왜의 건드림을 받으면서 안으로는 삼국 서로 끼리끼리의 싸움의 계속- 한때도 편안히 베개를 높이하고 잠을 자 본 일이 없었다. 오늘날 서로 뭉쳐져서 이천만이라는 수를 이룬 조선 민족이라는 것은 삼국시대에 있어서는 오륙 개에 나누어진 적국이었다.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구전에 의지한 기록으로 상고하건대 삼국 분립과 삼한의 이전에는 한 뭉치에 뭉쳐진 민족이었다. 그것이 어떤 경로를 밟.. 2022. 7. 22.
김우진 구미현대극작가 歐米[구미] 現代劇作家[현대극작가] (紹介[소개]) 金焦星[김초성] 수언(數言) : 이것은 소개로 하랴는 것이나 단순한 번역은 아니외다. 내 힘것 충실하게 소상하게 하기는 물론이려니와 무엇보다도 시대적 의의와 역 사적 과정으로서의 의의에 힘써보려 합니다. 영(英)·미(米)·불(佛)·이 (伊)·서(西)·노(露) 무순서(無順序)하게 추려 내겟습니다. 선발과 순서에 는 별다른 표준이 업습니다. 다만 서책과 참고서가 내 손에 단 것과 내 취 미대로만 최후로 한마듸 만일 독자 중에서 흥미가 잇는 작가로서 더 연구하 실 이는 문의(問議)에 의(依)하야 참고서와 작품 등을 아는 대지는 말슴 헤 들이겟습니다. 1. 에이 에이 밀 (A. A. Milne, 영(英)) 미국 극평가 올이버 세일어가 노서아(露西亞) 바리에푸.. 2022. 7. 22.
김유정 두포전 김유정 1. 난데없는 업둥이 (마나님 시점) 옛날 저 강원도에 있었던 일입니다. 강원도라 하면 산 많고 물이 깨끗한 산골입니다. 말하자면 험하고 끔찍끔찍한 산들이 줄레 줄레 어깨를 맞대고 그 사이로 맑은 샘은 곳곳이 흘러 있어 매우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산 골입니다. 장수꼴이라는 조그마한 동리에 늙은 두 양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마음이 정직하여 남의 물건을 탐내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개새끼 한번 때려보 지 않었드니만치 그렇게 마음이 착하였습니다. 그러나 웬 일인지 늘 가난합니다. 그건 그렇다 하고 그들 사이에 자식이라도 하나 있었으 면 오작이나 좋겠습니까. 참말이지 그들에게는 가난한것보다도 자식을 못가진 이것이 다 만 하나의 큰 슬픔이었습니다. 그러자 하루는 마나님이 신기한 꿈을 꾸었습니다... 2022. 7. 21.
한용운 설야간화유감 雪夜看畵有感[설야간화유감] 風雪中宵不盡吹[풍설중소부진취] 人情歲色共參差[인정세색공참치] 生來慣被黃金負[생래관피황금부] 老去忍從白酒欺[노거인종백주기] 寒透殘梅香易失[한투잔매향이실] 燈深華髪夢難期[등심화발몽난기] 畵裡渙翁眞可羨[화리환옹진가선] 坐看春水綠生漪[좌간춘수녹생의] [상기 저작물은 저작권의 소멸 등을 이유로 저작권 보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2022. 7. 21.
이광수 마의태자 [5] 할 때에 나무 그늘에서, 『 천하는 다 미치거늘 나 홀로 께었는가? 나 홀로 깨었거든 천하는 다미 치었는가? 성상이 나를 미쳤다 하니 미친 줄로 여길 것인가? 깨인 정신으로 차마 못 볼 세상이니, 차라리 미쳐서 보기 싫은 세상을 잊어버릴까?』 하고 슬슬 왕의 곁으로 나오는 것은 태자다. 왕은 깜짝 놀라 두어 걸음 뒤로 물러서며, 『 누구 뇨? 누구뇨? 설마 동궁은 아니려든.』 하며 어두운 빛에 태자를 바라본다. 왕은 한번 더 놀라며, 『 태자…… 태자?』 한다. 『아직 새 왕후께오서 아들을 아니 낳으시니 태자인가 하나이다. 그러하오니 태자 이미 미친 지 오래오니 태자 아닌가도 하나이다. 태자쯤 미친 것이야 큰일 될 것도 아니오나 하늘이나 미치지 아니하는가? 그것이 그것이 염려로소이다.』 하고, 태자는 별.. 202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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