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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문학138

최병화 지옥에 간 세사람 12 지옥에 간 세 사람 최병화 남을 속이기 좋아하고 골려주기 잘하는 심술 사납고 장난 잘하는 세 사람 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의사이고 한 사람은 약장사고 한 사람은 줄 잘 타 는 광대였습니다. 세 사람은 이상스럽게도 한날한시에 똑같이 죽자, 생전에 나쁜 일만 한 죄값으로 지옥에도 세 사람이 똑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지옥의 염라대왕은 큰 눈망울을 굴리면서 세 사람을 보고 호령하였습니다. “너희 세 놈은 살아 있을 동안에 남을 속이고 골려주기만 하였으므로 그 벌 로 형벌을 받아야 한다.” 하고 먼저 펄펄 끓는 기름가마에다가 세 사람을 집어넣게 하였습니다. 저승사자는 조금도 인정과 사정이 없이 불을 때므로 세 사람은 뜨거워서 금방 녹아버리는 듯하였습니다. 그중에도 광대는 참을 수가 없어서 엉! 엉! 울면서 “.. 2022. 8. 3.
한유천 이별 이 별 아아 사랑은 약한 것이다 여린 것이다 간사한 것이다 이 세상에는 진정한 사랑의 이별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죽음으로 사랑을 바꾸는 님과 님에게야 무슨 이별이 있으랴 이별의 눈물은 물거품의 꽃이요 도금(鍍金)한 금방울이다 칼로 벤 이별의 키스가 어디 있느냐 생명의 꿏으로 빚은 이별의 두견주(杜鵑酒)가 어디 있느냐 피의 홍보석으로 마는 이별의 기념반지가 어디 있느냐 이별의 눈물은 저주의 마니주(摩尼珠)요 거짓의 수정(水晶)이다 사랑의 이별은 이별의 반면에 반드시 이별하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이 있는 것이다 혹은 직접의 사랑은 아닐지라도 간접의 사랑이라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별하는 애인보다 자기를 더 사랑하는 것이다 만일 애인을 자기의 생명보다 더 사랑하면 무궁(無窮)을 회전(回轉)하는 시간의.. 2022. 8. 3.
채만식 탁류의 계봉 『濁流[탁류]』의 桂鳳[계봉] ── 나보고 늙었다고 타박 분명 군산(群山)이었고 개복동(開福洞)서‘둔뱀이’로 가느라고‘콩나물고 개’ 를 넘어가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종로 화신앞이다. (그게 생시라면 펄 쩍 뛸 일이지만 꿈이라 조금치도 의외롭거나 놀랍지는 않았고) 그래 청년회관 쪽으로 걸어가느라니까 웬 아주 잘생긴 한 이십이나 됐을까 ? 여학생 차림으로 차린 여자 하나가 나를 보더니 저기서부터 벙싱벙싯 웃 으면서 쫓아오는 것이다. 그래야 나는 도무지 모르는 여자인데 웬일인가 싶어 혹시 ? 하고 뒤와 옆 을 보아도 마침 다른 사람은 없고, 하면 분명코 나는 난데, 하도 미심스러 워서(하기야 모르면 모르는만큼 그런 잘생긴 여자가 사뭇 반가와하고 달려 드는 게 속으로는 푸짐했지만) 연신 눈만 끄먹거리다가 마침내.. 2022. 8. 3.
김정식 먼 후일 먼 후일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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