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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문학138

나도향 속 모르는 만년필 장사 속 모르는 만년필 장사 남대문통(南大門通) 페이브먼트 사람 많이 다니는 복잡한 길이다. 한 푼짜 리를 백 냥에 팔았으면 옷가지나 사입고 술잔이나 먹으련마는 하는, 맨손 들고 천금을 얻으려는 허욕에 뜬 거리 장사 하나가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을 성가시게 가로막으면서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에게 미친 놈처럼 헛소리를 한 다. 『만년필 하나 사 가시요』 하는 소리와 함께 구릿빛 도는 금태를 두른 만 년필 한 개를 내밀었다. 『있소』 하는 이는 그래도 조금은 순한 행인이요, 『……』 아무 소리도 없이 시지치는 사람은 무뚝뚝한 데다 일 바쁜 사람 이다. 요사이 아라사 굶주린 사람이 조선에 많이 와 퍼졌다. 그 중에 한 사람이 이 귀찮은 길거리 장사에게 붙잡혔다. 서양 사람이라 속은 모르고 쫓아가면 서, 『이것 사, 이.. 2022. 8. 7.
김유정 이런音樂會[음악회] 이런音樂會[음악회] 내가 저녁을 먹고서 종로거리로 나온것은 그럭저럭 여섯점반이넘었다. 너 펄대는 우와기 주머니에 두 손을 꽉 찌르고 그리고 휘파람을 불면 올라오자 니까 “얘!” 하고 팔을 뒤로 잡아채며 “너 어디 가니?” 이렇게 황급히 묻는것이다. 나는 삐끗하는 몸을 고르잡고 돌려보니 교모를 푹 눌러쓴 황철이다. 번시 성미가 겁겁한 놈인 줄은 아나 그래도 이토록 씨근거리고 긴히 달려듬에는, 하고 “왜 그러니?” “너 오늘 콩쿨음악대횐거 아니?” “콩쿨음악대회?” 하고 나는 좀 떠름하다가 그제서야 그 속이 뭣인줄을 알았다. 이 황철이는 참으로 우리학교의 큰 공로자이다. 왜냐면 학교에서 무슨 운 동시합을 하게 되면 늘 맡아놓고 황철이가 응원대장으로 나슨다. 뿐만 아니 라 제돈을 들여가면서 선수들을 (학교에서.. 2022. 8. 7.
백신애 아름다운 노을(유고) 아름다운 노을 높은 산줄기 한 가닥이 미끄러지듯 쓰다듬어 내린 듯, 소롯하게 내려와 앉은 고요하고 얌전스런 하나의 언덕! 언덕이 오른편으로 모시고 있는 높은 산에 자욱한 솔 잎사귀빛은 젖혀졌고 때때로 바람이 불어오면 파도 소리같이 쏴 - 아 - 운다. 언덕 뒤 동편 기슭에는 저녁 짓는 가난한 연기가 소릇소릇이 반공중으로 사라져가며 몇 개 안 되는 초가지붕들은 모조리 박 넝쿨이 기어올라 새 하얀 박꽃이 되었다. 언덕 왼편 남쪽 벌판은 아물아물한 저 - 산 밑까지 열려 있어 이제 벼모는 한껏 자라 검푸른 비단보를 펴 놓은 듯하다. 언덕 앞 서쪽에는 바로 기슭에 넓은 못이 푸른 물결을 가득 담아 말 없는거울같이 맑다. 이 언덕, 푸른 잔디 덮히고, 이름 없는 작은 꽃들이 잔디속에 피어 있고 꼭 한 포기 늙은 .. 2022. 8. 6.
여운형 노구교사건에 대하여 노구교사건에 대하여 이 사건은 일본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일영미가 중국에 서 장거리 경주를 하는데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영국이 패권을 잡았고, 전쟁 중에는 일본이 잡았고, 전쟁 후에는 미국이 패권을 잡아 미국의 차관 이 단연 증가하니 일본은 자기가 독점하지 못한 데 분개하여 노구교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독점은 영미가 절대 불허한다. 이때에 양국은 반드시 합작 하여 일본에 대항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대요소인 원료시장ㆍ소비시장ㆍ투자시장 이 3가지가 중국에는 구비되어 있다. 이런 좋은 시장인 중국이 경제적 자립을 못하였으니 저기압 이 생긴 곳에 공기가 밀려들 듯 자본주의 세력은 이 저기압 시장으로 밀려 들어갈 것이고, 어느 일국의 독점은 불가능할 것이다. 각국이 침입하는 .. 202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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