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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138

김윤식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2022. 8. 6.
계용묵 구두 구두 구두 수선을 주었더니 뒤축에다가 어지간히는 큰 징을 한 개씩 박아 놓았 다. 보기가 흉해서 빼어 버리라고 하였더니, 그런 징이래야 한동안 신게 되 고, 무엇이 어쩌구 하며 수다를 피는 소리가 듣기 싫어, 그대로 신기는 신 었으나, 점잖지 못하게 저벅저벅 그 징이 땅바닥에 부딪치는 금속성 소리가 심히 귀맛에 역했다. 더욱이 시멘트 포도(鋪道)의 단단한 바닥에 부딪쳐 낼 때의 그 음향이란 정말 질색이었다. 또그닥또그닥, 이건 흡사 사람은 아닌 말발굽 소리다. 어느 날 초어스름이었다. 좀 바쁜 일이 있어 창경원 곁 담을 끼고 걸어 내려오느라니까 앞에서 걸어가던 이십 내외의 어떤 한 젊은 여자가 이 이상 하게 또그닥거리는 구두 소리에 안심이 되지 않는 모양으로 슬쩍 고개를 돌 려 또그닥 소리의 주인공을 물.. 2022. 8. 5.
윤동주 화원에 꽃이 핀다 화원에 꽃이 핀다 저작 : 연대 미상 ( 연전 시절의 작품 ) 발표 : 1948년 ( 32... 3주기 ) 11.12월호 개나리, 진달래, 앉은뱅이, 라일락, 미들레, 찔레, 복사, 들장미, 해당화, 모라, 릴리, 창포, 튜 울립, 카네이션, 봉선화, 백일홍, 채송화, 다알리아, 해바라기, 코스모스 - 코스모스가 홀홀 히 떨어지는 날 우주의 마지막은 아닙니다. 여기에 푸른 하늘이 높아지고 빨간 노란 단풍이 꽃에 못지않게 가지마다 물들었다가 귀또리 울음이 끊어짐과 함께 단풍의 세계가 무너지고 그 위에 하룻밤 사이에 소복이 흐니 눈이 내 려 쌓이고 화로에는 빨간 숯불이 피어오르고 많은 이야기와 많은 일이 이 화롯가에서 이루 어집니다. 독자제현! 여러 분은 이 글이 씌어지는 때를 독특한 계절로 .. 2022. 8. 5.
박인환 최근의 외국 영화 수준 최근의 외국 영화 수준 최근에 상영된 수 개 외국 영화를 중심으로 하여 그 작품의 성격과 예술성 그리고 대사 번역 및 검열제도에 관해서 A(일반 관객)와 B(영화평론가)의 대화 형식을 빌린 질의의 골자를 나는 여기에 기록하기로 했다. A. 최근에 상영된 우수한 영화는 대개 어떠한 작품들입니까 B. 엄격한 의미에 있어서의 좋은 영화는 전연 없다고 할 수 있으나 좀 에 누리를 한다면 줄리앙 뒤비비에가 영국에서 감독한 「안나 카레니나」, 「챔피언」으로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마크 로브슨의 「열풍」…… 이것 은 작가 제임스 A. 미치너의 소설집 『낙원에 돌아간다』에 수록된 「모 건 씨」의 영화화입니다. 그리고 레오니 드 모기라고 전에 「창살 없는 감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감독이 이태리에서 제작한 「내일이면 늦 ..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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