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 미련이 나라
미련이 나라 지고 간 대문 따뜻한 봄날이어요. 젊은 남자 한 사람이 저의 집을 비워 놓고, 먼 시골로 가는데요, 저의 집 대문짝과 문설주를 빼어서, 그 큰 것을 억지로 짊어지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가거든요. 그래 하도 이상하여서, “여보게, 먼 시골로 간다는 사람이 왜 자네 집 대문을 헐어 짊어지고 가나?”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젊은 양반 대답이, “대문을 그냥 두고 가면, 도둑놈이 들어가겠으니까, 떼어서 짊어지고 가지요. 대문만 내가 가지고 가면, 아무도 우리 집에 못 들어갈 것이니까요.” 하거든요. 묻던 사람도 그럴 듯하여, “옳지, 그거 참 그럴 듯한 꾀로군!” 하고 탄복하더랍니다. 성 쌓아 새 잡기 한 농네에 전에 못 보던 이상하고 예쁜 새가 나뭇가지에 날아와 앉아서 재미있게 울거든..
2022.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