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 중등 33
목포 애향중학교
강우림
나는 저작권 스타일
오.오.오.옵빠아 오빠는 강남 스똬일 ♪
역시 멋진 노래다. 즐거운 리듬과 멋진 가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흥겨운 말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가수의 이 노 래는 완벽하다. 쉬는 시간마다 학교 교실은 갑자기 경마장이 된다. 그것도 광란의 경마장이 된다. 우두머리 숫말이 MP3의 볼륨을 최대로 올리고 노래 를 켠다. 교복을 입은 말춤 부대가 등장한다. 학생 카우보이들이 투명한 말 을 타고 교실을 질주한다. 양 손을 앞으로 내밀어 고삐를 잡는다. 다리는 하 나씩 좌우로 흔들며 따그닥 거린다. 가끔씩 손을 빙빙 돌려 밧줄을 던지는 시늉도 한다. 너무 춤에 열중한 학생은 다음 시간 수업 시작종이 울린 것도 모르고 춤을 춘다. 선생님에게 걸린다. 미친 야생마 취급을 받는 이 학생은 한 시간 동안 계속 말춤을 춰야하는 벌을 받는다.
우리 청소년들은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공부에 지쳐 시들었 던 뇌도 음악만 들으면 벌떡벌떡 살아난다. 음악은 우리에게 만병통치약이 다. 영원한 젊음의 샘이다. 그런 음악을 들려주는 아이돌 가수와 댄스 가수 들은 우리에게 생명의 은인이다. 아니 몇몇 학생들에게는 하느님이다. 그 학 생의 교과서 표지, 필통겉면, 핸드폰의 화면은 온통 가수의 사진으로 가득하 다. 가수의 앨범이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노래를 구입한다. 그리고 노래와 춤 을 빠르게 흉내 낸다. 그것까지는 괜찮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주변에서 친구들이 하나, 둘씩 다가온다. “노래 괜찮은 걸, 춤도 멋진데” 칭찬을 하며 은근슬쩍 가수와 노래를 치켜세운다. “이 노래 최신 껀 데 너무 너무 듣기 좋아. 짱이야! 너도 한 번 들어 봐. 내가 파일 복사해줄게.” 기분 좋아진 학생은 이렇게 선심을 쓴다. 이 학생 저 학생에게 노래를 퍼 날라준 다. 마치 신흥 종교집단의 광신도 전도사 같다.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자기 가 좋아하는 노래니까 선심을 쓴다. 그러나 이렇게 노래를 퍼 주는 것은 고 아원 아이들에게 무료로 밥을 퍼 주는 것과는 다르다. 선행이 아니라 오히려 악행이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노래에는 주인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 이름이 분명하게 표시된 물건을 마치 내 것인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줄 수는 없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도 권리가 있다. 오히려 무형의 것이 더 큰 가치를 가지기도 한다. 스마트폰보 다 스마트폰을 만든 아이디어가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저작권 에 대해 생각할 때도 이런 실수를 한다. 눈에 보이는 물건은 저작권을 의식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는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저작권이 훨씬 더 많다. 때로는 학생들은 저작권에 대해 짜증을 낸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골고루 나누어 쓰면 좋을 것을 왜 그렇게 저작권을 따지지?”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저작권을 지켜야할까?
첫째는 저작자의 의욕을 돕기 위해서이다. 내가 몇 년 동안 고생고생해서 만든 제품을 다른 사람이 일분 만에 훌쩍 가져가서 몰래 써버린다면 얼마나 허망할까? 저작자는 닭 쫓던 개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누가 기술개발 하려고 하겠는가? 내가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치루고 있는데 옆 친 구가 슬쩍 내 답안지를 컨닝 한다면 당신은 분노하지 않겠는가? 저작권이 없는 곳에서는 어느 누구도 새로운 노래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강남스타일’만 앞으로 10년, 아니 100년 동안 계속 듣고 있게 될 지 도 모른다. 몰래 이득을 보려는 저작권 위반은 파렴치한 행동이다. 학생 때 부터 파렴치한 행동을 배우면 나중에는 파김치처럼 피곤한 어른이 된다.
둘째는 저작자가 개발에 투자한 노력과 자본을 보상받도록 하기 위해서이 다. 무엇이든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든다. 저작자는 많은 시간동안 정신적, 육체적 노력을 해서 제품을 만든다. 때로는 빚을 질 수도 있다. 자기가 개발 한 제품이 잘 팔리면 모든 것을 보상받으리라는 희망을 믿고 투자한 것이다.
빌 게이츠처럼, 스티브 잡스처럼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로 가득했다. 그런데 저작권이 무시되고 불법복제된 짝퉁만이 날개돋힌 듯이 팔 린다면 어떻게 될까? 기술개발은 포기하고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베끼는 짝퉁전문가가 되려고 할 것이다.
셋째는 우수한 개발자들의 해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저작권이 지 켜지지 않는 나라에서 누가 자기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표하여 하겠는 가?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대한민국에 있었다면 과연 성공했을까? ‘윈도 우’를 불법복제한 ‘퀸도우’ 때문에, ‘아이폰’을 불법복제한 ‘아이유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저작권이 잘 지켜지는 나라로 이민 갈 결심을 하지 않았을 까? 대한민국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없게 된다. 대한민국의 희망도 없게 된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작년에 유행했다. 정의가 대단히 어려운 것은 아니다. 저작권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정의를 지키는 것이다. 저작 권은 우리 사회에서 서로의 믿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서로의 노력을 인정 하고, 그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지불한 만큼 즐기는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저작권을 지키려는 노력을 통해 ‘정의’와 ‘서로에 대한 믿 음’을 배워야 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아니 청소년 때 잘 배운 저작 권 보호 버릇 평생 우리를 편하게 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와 가수를 진 정으로 위하는 것은 저작권을 지켜주는 것이다. 우리가 저작권을 잘 지키면 내년에는 말춤 뿐만 아니라 타조춤, 낙타춤, 펭귄춤을 추는 가수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 상상해 보자. 혹시 우리 청소년이 나중에 가수가 되면 저작권 의 보호를 누리게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상기 저작물은 저작권의 소멸 등을 이유로 저작권 보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책읽기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감도(일문) 김해경 (0) | 2022.07.19 |
---|---|
최남선 계고차존 (0) | 2022.07.18 |
윤동주 서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0) | 2022.07.18 |
방정환 미련이 나라 (0) | 2022.07.17 |
김우진 난파 (0) | 2022.07.17 |
댓글